메뉴 건너뛰기

세상으로 나온 소설 객주

한 문장에 담긴 애착과 고민

당대의 풍속사를 생생하게 재현

《객주》에는 문장 하나하나에 우리 고유문장을 사용하고자 했던 세밀한 노력이 담겨있다.
우리 언어의 정체성을 되살려보자는 의도와 더불어, 한자에 물들지 않은 하층민들의 언어를 찾아내기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이에 판소리는 물론이고 《장한몽》, 《홍루몽》 같은 옛글들을 참고했으며 오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말도 수 십 년 동안 수집했다. 고유어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하나의 어휘를 찾으려고 두툼한 국어사전을 뒤적이며 밤을 새우기도 여러 번이었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담배를 하루에도 두 갑 넘게 피우는 날이 이어졌다.
“ 단어 하나 찾는데 밤을 꼬박 새우며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죠. 그러다 베란다에 나가면 새벽 4∼5시경.
		멀리 한강 변 가로등 불빛이 안개에 잠겨 있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던 기억을 갖고 있습 니다.” -김주영 (2009년〈 신동아〉 인터뷰 중)

역사책에도 실리지 않은 하층민의 구어를 담아내어 보존

휘몰아치는 소설가적 입담과 거침없이 사용되는 비속어는 《객주》뿐 아니라 김주영 여러 소설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그의 소설에서 주로 다뤄지는 밑바닥 삶의 애환과 생명력 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현장언어의 기록이자 복원으로서, 역사책에는 실리지 않은 하층민의 구어를 소설책이 담아내어 보존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객주》는 화석화된 우리 고유 어를 되살린 것은 물론, 그 말에 포함된 정서를 이끌어냄으로써 당시 민중의 언어와 사고, 나아가 당대의 풍속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낸 작품이 되었다.